1. 사실관계

의뢰인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A씨가 주점을 개업한다고 해서 주점에 놀러갔다가, A씨가 부른 피해자와 함께 동석하여 3명이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술을 마시면서 의뢰인에게 술을 따라주기도 하고 장난도 많이 치며 친밀감을 표시했고 자기 남편이 뇌질환으로 큰 도시에 있는 대학병원에 오래동안 입원 중이라는 이야기도 하는 등 개인적인 사생활까지도 말하기도 했습니다.

의뢰인은 술을 마시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는데, 옆에 앉아 있던 피해자가 갑자기 함께 일어난 바람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살짝 잡고 균형을 찾은 뒤 화장실에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는 의뢰인과 A씨에게 “가게 끝나면 같이 노래방 가자.”라고 하기도 했는데, A씨가 개업 첫날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자 택시를 불렀습니다.

택시를 부르기 전 피해자는 의뢰인의 집을 물어 같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가는 길에 우리 아파트 앞에서 내려서 한 잔 더 하자.”라고 말한 뒤 택시를 1대만 불렀고, 택시가 도착하자 의뢰인과 함께 택시 쪽으로 가면서 A씨에게 즐겁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피해자의 아파트 앞에서 내린 두 사람은 아파트 상가 1층의 술집에 들어가서 술을 시켜 마시게 되었는데, 술에 취한 의뢰인은 피해자에게 ‘(남편이 없는 것 같으니) 오늘 당신 집에서 술도 한잔하고 함께 있고 싶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피해자는 의뢰인이 자신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느껴 순간적으로 기분이 상하여 경찰에 의뢰인이 ① A씨의 술집에서 두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잡았고, ② 피해자의 아파트 앞 상가 술집에서 두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꽉 쥐어서 자신을 강제 추행했다며 신고했습니다.

이후 검사는 의뢰인을 강제추행으로 공소 제기하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의뢰인은 본 변호인에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2. 변호사의 조력

모든 형사 범죄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나, 성범죄는 실질적으로 유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처럼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깨는 방향으로 조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변호사는 ① 피해자의 진술과 상반되는 A씨의 증언을 확보하고, ② 피해자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였습니다.

본 변호사는 증인신문 당시 현장의 사진과 통화기록을 제시하면서 피해자에게 아주 구체적인 부분에 대하여 질문하였고, 피해자는 조금씩 진술이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말문이 막힐 때마다 ‘피해자의 진술이 있으니 처벌되는 것 아니냐.’, ‘2차 가해하는 거냐.’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본 변호인에게 화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재판부 역시 증인신문 초반에는 성범죄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변호인 측의 증인신문 태도나 질문 내용에 대해 제재하였으나 점점 피해자의 진술이 이상하다고 느끼면서 본 변호인이 자유롭게 증인신문을 진행할 수 있게 해주었고 심지어는 직접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증인신문이 종료될 즈음에는 피해자의 진술보다 증인 A씨의 진술이 더 신뢰하는 듯한 심증을 보였습니다.

3. 결과

결국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데,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지 못하고 객관적인 증거들과도 맞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면서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성범죄의 경우 검사가 기소한 사건이 무죄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법원을 비롯한 법원의 경향이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는데 본 변호인은 매우 구체적인 내용으로 피해자를 증인 신문하는 등 적극적인 변론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아내어 큰 보람을 느꼈던 사건이었습니다.